2011년 7월 26일 화요일

세상을 살아가는 간단하면서도 어려운 이야기 (12) 소망 (Hope)




제가 알아가고 있는 어느 형제님과 자매님의 이야기를 담담히 나누고자 합니다.

두 분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에 대해서 익히 들어오셨던 터라, 미국에 오셔서 십 년 넘게 출석하고 있는 교회와 이곳 서머나교회 산호세구역모임, 두 곳을
별 마찰 없이 나갈 수 있을거라 생각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서머나교회 설교를 듣는 가운데 구역모임에서 알게 된 것은,
하나님, 예수, 구속, 구원, 천국에 대한 복음 이야기를 들으면서 의문점이 들었습니다.

"나는 정말 제대로 하나님과 예수님을 알고 있는가?
그분께서 하신 일이 무엇인지 정말 내가 알고 있는가?
정말 내가 그 복음을 알고 있는가?"

그 후부터는 설교를 노트해 가며 성경말씀을 공부하면서, 하나님의 작정, 예정,
섭리, 구속, 경륜, 견인, 구원, 종말 등을 알아가는 가운데
하나님과 예수님과 성령님을 조금씩 알아갈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는 가운데 지금까지 출석하는 교회의 예배 가운데 한결같이 들어왔던
예수 이야기가, 어느 날 전혀 생소하게 들리더라는 것입니다.

"정말 우리가 열심히 하면 붉고 실한 포도열매를 맺을 수 있단 말인가?
그런 사람만 하나님이 기뻐하신다면,
하루에도 열 두 번씩 선악과를 따먹는 나는 이제 살 소망이 없지 않는가?
그럼에도, 그런 나를 창세 전에 택정하셔서 거룩한 자로 빚어가신다고 하니,
이 얼마나 감사한가!"

이런 생각이 들어서,
너무 기쁜 나머지 다른 분들과 그 기쁜 소식을 나누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후에 돌아오는 반응은 생각 밖이었습니다.

"그건 예정론이고,
우리는 아무 것도 안 해도 되겠네? 그럼 우리는 뭐야."

그때부터 고립의 길로 접어 들게 되었습니다.
목사님의 설교는 마치 표적설교인 냥 예수 이름으로 인간의 열심과 행위를 더욱 강조하였고, 간혹 모임 때마다 예수 이야기를 하려고 해도 목사님이 나눔 자체를 막아버리는 것이었습니다.
이제는 알게 모르게 외톨이가 되어 버렸습니다.

최근에는 예배 시간 가운데 기쁨이 없으시다고 합니다.
설교하는 내내 바닥만 보고 있으려니 너무 비참해서 눈을 들어봐도,
이제는 내 안에 있는 예수님을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눌 수가 없다는 생각에
더욱 나락으로 떨어진다고 합니다.

자매님은 유년주일학교 후에 설교가 거의 끝날 무렵에 들어오시는 상황이어서,
형제님이 왜 그토록 힘들어 하는지를 잘 몰랐었는데, 지금은 알겠다고 하시면서
물끄러미 남편을 바라보는 시선은 한 소망 안에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저도 예전에 그 시선을 제 아내에게서 받아봤습니다.
그 때 그 기분은 가진 것 다 팔아도 아깝지 않은 것을 얻은 느낌이랄까 ...
앞으로 다가 올 여러 모양의 그 무엇도 두렵지 않았습니다.
우리 주님만 바라보는 비둘기가 내 아내라니.

그 어디서나 교회가 모이는 자리에는
인간의 자기 자리를 확인하게 하시는 책망과 그에 반응하는 죄의 자각,
그 죄를 직시하며 울부짖는 죄인의 절규,
그 죄인을 그리스도 예수의 피로 덮으신 하나님의 은혜,
그 은혜의 풍성함을 앎으로 인해 나오는 감격과 찬송이 울려 퍼질 것입니다.


그 어느 누구나 예수를 이야기하고 그분으로 인한 구원을 이야기합니다.
그럼에도, 내 안에 계시는 예수를 형제자매들과 함께 나누지 않고서는
자기 자신에게 속을 수밖에 없습니다.

홍해가 갈라지는 기적을 직접 눈으로 본 이스라엘 백성들도 하나님이라고
믿고 있었던 것이, 정작 나를 위하여 나를 인도할 금송아지였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습니다.

복음을 붙잡으려 하는 노력조차도 나의 의와 자랑으로 삼으려 하는 것은 아닌지, 주님께 의존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해 가는 가운데 주님만을 바라는 그 깊이로 빠져들기를 소망하며, 그 모든 것이 주님의 인도하심 안에 있기를 기도하는 것이 우리의 할 일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우리가 복음을 알아가는 것이 아니라, 복음을 알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지금 우리가 그 어떤 모양으로 서 있을지라도,
우리 안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의 열심이 "토브! 보시기에 좋았더라!" 라고 하신
그 선하신 일을 반드시 이루어 가실 것입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한 소망 안에서
더욱더 열심히 한 걸음을 내딛는 우리 모두이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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