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10일 화요일

집으로 가자 (77) 어떤 자유 - 김성수 목사님


사람들은 마음대로 무엇을 할 수 있는 게 자유라고 생각합니다.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남에게 구속을 받거나 무엇에 얽매이지 않고 제대로 행동할 수 있는 것',
'외부적인 구속이나 무엇에 얽매이지 아니하고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상태' 입니다.
 
사전에 따라 끝말이 조금 다릅니다.
개인적으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상태' 보다 '제대로 할 수 있는 것' 에 동의합니다.
그러니까 무엇을 할 수 있는데 그 개념적 '한다는 것' 에
행동적 '하는 것과 안 하는 것' 을 다 포함시켜야 한다고 봅니다.
 
예를 들면, 어떤 구속력을 두었을 때 그것을 깨는 것이 자유가 아니라
그것을 지킬 것인지 안 지킬 것인지 결정하여 행동을 정하는 게 정말 자유입니다.
이런 생각은 자잘한 생활의 습관에서부터 인생의 큰 방향성까지
결정을 요구하는 시점과 순간마다 동원되어서 발휘되어야 하는 개인적 결단입니다.

모두가 술을 마시는 분위기에서 안 마실 수 있는 것도 내가 선택한 자유입니다.
형사적 책임이 없는 사회도덕법에도 그것을 깨는 게 자유가 아니라
내 지성과 인격을 동원해 누구 때문이 아니라 내가 그것을 원해서 지키면 그것도 내 자유입니다.
무언가를 부수고 깨야만 마음대로 하는 것 아닙니다.
지키고 따르는 것도 내가 선택한 거면 그것도 '내 마음대로' 인 것입니다.

왜 그런 자유들을 누리고 소유할 실력들이 없습니까?
왜 끝장을 봐야 내 맘대로 하는 거라 여깁니까?
왜 누군가에게 늘 구속을 당하고 사는 사람처럼 '내 마음대로 하고 싶다' 를 입에 달고 사십니까?
정작 선택하고 차라리 그 길로 매진할 용기들도 없으면서
늘 무엇에 메인 사람들처럼 자유롭지 못합니까?

꼭 무언가를 해야만 합니까?
그저 가만히 잠잠하면 난 아무 것도 안 하는 것입니까?
난 그 고요와 무음의 시간들을 내가 선택한 것입니다.
왜 늘 무언가를 해야만 뭘 했다고 여깁니까?
안 해도 되는, 아니 안 할 수 있는 자유도 얼마든지 주어졌는데, 왜 그것을 선택하지 못합니까?

잘 노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이게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잘 논다는 건 정말이지 실력이 있어야 합니다.
그저 주어진 시간에 나를 망가뜨리는 게 노는 것 아닙니다.
정신을 잃고 나도 모르는 내 끝을 드러내는 게 속 시원한 거 아닙니다.

다음 날에도 기분이 좋고 그 시간들이 즐겁게 떠올려져야 잘 놀은 겁니다.
거기에 나의 이성도 감정도 다 폭발시켜 버리고 정신줄을 놓아버리는 게 
내가 누린 자유가 아닙니다.
일단 그 범위가 정해지면 그 안에서 누릴 수 있는 걸 찾아 나누면 됩니다.
그 범위를 깨고 나가는 게 용기도 재미도 아닙니다. 자유는 더더구나 아닙니다.

그래서, 은혜를 알았어도, 내가 전적으로 하나님의 주권으로 이 자리에 있음을 알았어도,
해야 할 것을 안 해도 되는 자유가 주어진 게 아니라 힘을 내어 뭔가를 할 수 있는 게 성도입니다.
그 '한다는 것' 은 안 해도 상관없지만, 할 수 있는 것들을 포함합니다.
그래서, 전적으로 하나님의 일하심이지만, 또 그것을 내 것이라 여겨주시는 것입니다.

그러니 정말 해야 할 것들을 해야 합니다.
그 일엔 안 해도 되는 일을 결정하여 '안 하는' 거지만,
사실은 그것이 의지적 '하는' 행위가 되는 것을 포함하여 말하고 있씁니다.

예배 시간에 늦어도 누가 뭐라겠습니까?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하나님 앞에 예배를 드리러 나오는 마음이 문제입니다.
그러니 '늦게 와도 난 이런 데서 자유해' 가 아니라
시간 지키고 준비 하는 거 그게 정말 자유로운 자들이 선택하는 참 구속력입니다.
말도 안 되는 선동 같은 집회 끝에 강제적 느낌을 받는 후원 신청서를
눈치가 아닌 나의 선택으로 결정을 하는 게 참 자유입니다.

할 수 도 있고, 안 할 수도 있습니다.
이미 예전부터 누군가를 도와 왔다면 안 해도 됩니다.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쓸 게 아니라
내가 정말 책임을 가지고 마음을 담아 도울 수 있는 가부터 살펴야 합니다.

이젠 하자니까, 해보자니까 또 억지로 결심해 놓고
그걸 깨뜨리지 못해 자유롭지 못하다면 안 됩니다.
안 할 수 있는 자유는 왜 선택하지 못하는 겁니까?
나를 대면하지 못해 그렇습니다.
언제나 타인의 눈에 비추인 나를 보니 정작 자유롭지 못한 것입니다.
그래서, 늘 기회만 되면 정신줄을 놓는 데까지 가야 직성들이 풀립니다.
그렇게라도 잠시 '내 맘대로' 라는 감각을 느껴 보고 싶은 겁니까?

안 그럴 수 있는 것들이 더 많습니다.
말똥한 정신으로 자유로운 게 얼마나 감사한 지 겪어보면 압니다.
안 할 수 있는 자유가 마음대로 저지르는 것을 앞섭니다.
그래서, 우위의 문제라서 그쪽을 선택하는 게 아니라 정말 내 뭘 원하는지를 잘 알자는 것입니다.

나도 모르는 내 맘을 가지고 어떻게 '내 맘대로' 라는 말이 나옵니까?
나를 좀 제대로 들여다보고 알자는 것입니다. 그래야 참 자유를 누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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