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6일 금요일

집으로 가자 (73) 아름답기 위하여 깨어진다는 것은 - 김성수 목사님



실패를 아름답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실패는 우리에게 좌절을 가져오고 상실을 가져오며 견딜 수 없는 고통을 수반할 뿐입니다.
그게 인지상정 (人之常情) 입니다.
그런데 성경을 보다 보면, 우리 신앙의 선배들은 실패가 아름다운 삶을 살아내었음을 
왕왕 (往往) 봅니다.
 
세례 요한은 예수를 보며 “그는 흥하여야 하겠고 나는 쇠하여야 하리라” 며 망해 갔고,
사도 바울 또한 자신의 약함으로 예수의 강함을 드러내는 삶을 살다 갔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어떻습니까?
세상의 관점으로 그 분이 과연 성공한 메시아 인가요?
그 분은 배반당하고 모함을 받고 모욕을 받으며,
심지어 아무 저항도 못하고 나약하게 십자가에서 죽어버리셨습니다.
 
인간의 시각으로 보면 그것은 분명 실패입니다.
그러나, 고린도 후서에서의 바울의 고백처럼, 그리스도는 약하심으로 십자가에 못 박히셨으나
오히려 그것이 하나님 안에서의 강함이 되었고,
심지어 그것은 영광스러운 실패였다고 역설을 내어놓습니다.
예수께서 과부와 창녀, 세리와 이방인, 병자들과 같은 실패한 인생들만 찾아다니신 이유가 
무엇일까요?
 
이란의 테헤란 궁에 가보면 그 입구가 가히 장관입니다.
제각기 아름다움을 경쟁하는 수많은 다이아몬드들의 합창처럼 
태양을 몸으로 받아내어 만들어 내는
그 보석 무지개의 모습은 보는 이들을 그 아름다움 앞에 숙연케 합니다.
 
그 입구는 원래 그렇게 지어지도록 설계되었던 것이 아닙니다.
건축가는 그 입구를 온통 거울로 장식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거울을 주문하고 배달된 거울을 뜯어보니 모두 깨져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그것들을 반품하고 새 거울을 달자고 했으나 그 건축가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건축가는 깨지지 않은 거울들을 마저 깨버리고 그 깨진 거울들을 석회에 개서 입구에 발랐습니다.
태양이 떠오르자 그 깨진 거울들은 놀라운 장관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그 건축가는 “이런 아름다움을 만들어 내기 위해 거울은 스스로 깨어져 버린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했다니 그 아름다움이 어느 정도인지 상상이 가시지요?
 
제가 미국에 처음 왔을 때,
LA 지역의 문화 예술인들을 모아 Forum 2030 이라는 문화 선교단을 만들었습니다.
저는 그 모임에서 늘
“우리는 실패할 거라고, 여러분은 우리의 의도가 실패해 가는 것을 봄으로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서 거절당한 그 거절을 느끼게 될 것이고,
우리의 노력이 외면 당하는 것을 느낌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외로움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그리고 그것을 느껴 보는 게 우리에게 축복이라고,
그리고 그것이 성경이 말씀하고 있는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는 삶이라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이야기를 했습니다.
 
여러분은 그 말이 이해가 되십니까?
우리는 우리의 비전이나 야망을 하나님의 힘을 빌려 이루어 내고 성취하여
하나님의 관심을 사려 하는 시도를 끊임없이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나, 성경은 우리에게 하나님의 일을 좀 도우라고 요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하나님의 관심은 우리 자신에게 있으므로
우리가 하나님의 목적이므로 하나님의 뜻에 맞게 잘 지어져 가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우리의 불가능함과 추악함을 올바로 인지하고
그러한 우리를 위해 하나님 아버지의 독생자가 죽으실 수밖에 없었음을 깨닫기 위해
우리는 이 땅에서 나약함과 실패와 실수와 여전한 죄 속에서 
우리의 죄악 된 실존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러한 실패와 실수와 깨어짐 속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를 갈망하게 되는 것이고,
그 속에서 우리는 하늘의 것으로 아름답게 지어져 가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뭐 대단한 업적을 이루어 내달라고 구걸하시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목적은 바로 ‘우리 (I)’ 라니까요.
우리는 찬란한 하늘의 것으로 완성이 되기 위해 이 땅에서 많이 부서지고 깨어져야 합니다.
그걸 성경은 '고난 (suffering)' 이라고도 하고 '환란 (tribulation)' 이라고도 하는 것입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우리 성도가 이 땅에 존재하는 이유는 
하나님을 도와 이 땅을 지상 낙원으로 만드는 것에 있지 않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성전으로 잘 다듬어져 온전한 성전으로 지어져 가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신앙 생활이 왜 그렇게 실수투성이 인지 이제 아시겠습니까?
 
나만 그런 줄 알고 그동안 그 실패의 삶을 숨기느라 얼마나 노심초사 하셨어요?
아닙니다. 우리는 그렇게 약한 존재이고 많이 실수할 수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그 때 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를 찬양합시다.
그리고, 우리의 손을 꼭 붙들고 계신 우리 아버지의 손을 다시 한 번 꼭 붙드십시다.

아름답기 위해 깨어져야 하는 신앙의 비밀을, 그 역설을

여러분이 꼭 이해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