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28일 목요일

집으로 가자 (65) 모두에게 다가오는 죽음 - 김성수 목사님



오늘은 지옥에 관해 설교를 했습니다.
더욱 적나라하게 묘사를 할 수도 있었지만, 나머지는 성령께 맡기고,
성경에 있는 대로만 전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조나단 에드워드 목사님과 로이드 존스 목사님도 수시로 지옥을 설교하셨습니다.
그것은 교인들에게 겁을 주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곳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곳인지를 알기에 혹 그 설교 자리에 있는 사람 중에도
그 영원한 저주의 불길 속으로 떨어질 사람이 있을 것이기에 
안타까운 마음에 그리하신 것이겠지요.
 
지옥을 설교하는 가운데 앉아 계신 우리 교인들을 보면서 왈칵 눈물이 흐를 뻔 했습니다.
황금의 입이라고 불리었던 위대한 설교가 조지 휫필드 목사님은
설교를 하시면서 한 번도 울지 않으신 적이 없다고 합니다.
예수를 믿는다고 예배당에 나와 앉아 있으면서도 지옥에 갈 사람이 있다는 것이 
그토록 슬프셨다고 합니다.
 
예배를 마치고 교회 일을 정리하고 다섯 시쯤 교회를 나섰습니다.
우리 청년들은 아직도 모여서 열심히 성경을 공부하고 함께 기도를 합니다.
참 기특한 아이들입니다.
저는 그런 우리 청년들을 사랑합니다. 그들은 진정 천국과 지옥을 아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미국 전역을 다니며 집회를 하지만, 우리 청년들만큼 진지한 사람들을 만나본 적이 없습니다.
너무 교만해 질까봐 칭찬을 아껴 하지만, 그들은 뭔가 다릅니다.
 
아침에 아이들과 약속을 한 바가 있어 집에 돌아오는 길에 아이들과 함께 서점에 들렀습니다.
커다란 서점 창문 밖으로 내가 알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이 등을 돌리고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또 지옥이 떠오릅니다.
그리고는 이내 "저들 중에 예수를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렇게 자기 존재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 무언가를 찾아 열심을 내는 사람들이
결국에는 빈손으로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는 생각에 가슴 한 구석이 묵직하게 아려옵니다.
 
예수를 알면 알수록 점점 세상을 보는 눈이 이렇게 달라지는군요.
 
우리 교우의 아버님께서 오늘 아침에 돌아가셨습니다.
아버님의 임종을 지키시느라 두 부부가 교회도 나오지 못하셨습니다.
예배 후에 집사님과의 통화 가운데 저는 죽음 앞에서도 의연한 한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렇게 예수를 아는 자들은 사망을 밟아 뭉개는 힘이 있습니다.
 
우리가 함께 기도하던 암으로 투병 중이시던 한 여집사님도 오늘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돌아가시기 전 몇 달을 병상에 누우셔서
저희 교회 설교 CD를 하나도 빠짐없이 들으셨던 집사님이십니다.
그리고, 가끔 전화를 하셔서 "목사님, 오늘은 꼭 좀 와 달라" 고 부탁을 하셨습니다.
 
호스피스가 오가는 가운데에서, 산소 호흡기를 항상 끼고 있어야 하는 상태에서
"목사님 난 이제 죽음이 두렵지 않아요,
죽기 전에 이렇게 진짜 복음이 뭔지 알게 되어서 난 너무 기뻐요.
단지 남아있는 사랑하는 가족이 하나님을 아직 알지 못해서 그게 안타까워요"
지난 월요일 집사님의 전화를 받고 찾아가서 집사님과 기도를 한 후 집사님이 남기신 말입니다.
 
저는 웃으며 말씀을 드렸습니다.
"집사님, 집사님은 제 설교를 들으시면서 처음으로 복음을 알았다고 하시면서
벌써 졸업 학점을 다 채우시고 하나님 나라로 가십니까? 치사하게..."
집사님도 웃으셨습니다.
 
이게 그리스도인 입니다. 
 
그 분은 제가 방문할 때마다 자신의 죽음을 직감하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얼마나 평안한 모습이었는지 모릅니다.
마지막에는 대소변을 못가려서 온 몸이 더러워져 있었지만, 
그래도 집사님의 모습은 아름다웠습니다.
그 분은 이제 그 썩어질 몸을 벗고 영광스러운 새 몸을 입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은 한 영이 흐르는 자들입니다. 그들은 서로를 알아봅니다.
 
그냥 새벽까지 잠이 오지 않는군요.
먼저 가신 분들이 부럽기도 하고 그립기도 합니다.
이미 제 곁을 떠난 많은 사람들이 생각납니다.
모두들 천국에 아니면 지옥에 나뉘어져 살고 있겠지요. 
 
"나의 모든 사랑이 떠나가는 날이 당신의 그 웃음 뒤에서 함께 하는데 ..."
흐느끼듯 노래했던 김현식 선배의 얼굴도,
'서른 즈음에' 를 불렀던 친구 광석이도,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군대에서 함께 지내던 전우들 ...
이 땅에 있을 때는 구별이 없었는데,
이제는 영원히 만날 수 없는 곳으로 갈려져 있음에 새삼 주님의 구원이 감격스럽습니다.
 
예배 후 교회에서 식사를 하면서 베테랑 간호사이신 한 집사님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이제 정년 퇴임을 앞두신, 수십 년을 병원에서 보내신 분입니다.
집사님께 물었습니다. "집사님, 집사님은 지금까지 가까이서 많은 죽음을 보셨겠네요?"
집사님은 그렇다고 하셨습니다.
그러시면서 우리 인간들은 내세는 커녕 죽음조차도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죽음이 자기들에게는 아주 먼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내세를 아는 사람들은 그런 이들을 보면 그렇게 안타깝습니다.
마치, 자기는 영원히 살 것처럼 도도하게 살아가는 세상 사람들을 보면서
그렇게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입니다.
 
새벽마다 가족의 구원을 위해 눈물을 흘리시는 어떤 집사님이 생각 났습니다.
천국을 아는 분입니다. 지옥을 아는 분입니다. 그래서 그렇게 안타까운 것입니다.
가족들이 바른 신앙 안으로 들어 오기를 애타게 기도하는 지원이도 생각이 났습니다.
지옥이 어떤 곳인지 아는 아이입니다.
 
인간은 모두 죽습니다.
죽음의 장인 창세기 5장의 아담의 후손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왜 굳이 성경에
그렇게 할애를 해서 묘사를 해 놓으셨는지 아십니까?
타락한 인간은 모두 사망의 종이 되어 
누구도 예외 없이 죽어야 한다는 것을 알려 주시기 위함입니다.
 
언젠가 이 글을 읽는 분들도
자기가 자신의 존재의 행복과 안전을 위해 도모하던 모든 집착과 중독을 끊고
이 세상을 떠나야 할 날이 옵니다.
그 후에는 정말 우리는 '무' 로 '공' 으로 사라져 버리는 걸까요?
 
이 밤 수십 년 예배당 출입을 하면서도 참 복음을 알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당신들은 정말 천국을 믿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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