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7일 목요일

집으로 가자 (52)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힘찬 연어들처럼 - 김성수 목사님



흐르는 강물을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연어들의
도무지 알 수 없는
그들만의 신비한 이유처럼
그 언제서부터 인가
걸어 걸어 걸어오는 이 길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이
가야만 하는지 ...

언젠가 오레곤에 있는 교회에 집회를 인도하러 갔다가
그 곳에 있는 연어 보호 구역이라는 곳엘 간 적이 있었습니다.
이미 오레곤의 명소가 되어 있는 그 곳에 가면,
강 옆에 지하 2층 규모의 건물을 만들어 놓고 온통 유리로 막아
연어들이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모습을 직접 볼수 있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처음에는 그 모습이 뭐 그렇게 볼 게 있다고
이렇게 과분한 투자를 해 놓았는가 하고 의아해 했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서서 그 연어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이 보다 더 큰 인생의 교훈이 또 있을까?' 하고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연어들의 표정까지도 생생하게 볼 수 있는 그 곳에서
연어들이 얼마나 고군분투하며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지를 자세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연어들이 그 거센 물결을 거스르며 30cm 정도 이동하는데 보통 10분 이상이 걸렸습니다.
어떤 연어는 그 물살을 이기지 못하고 아래로 튕겨져 내려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 연어는 이내 전열을 정비하고 다시 그 강을 거슬러 올라갑니다.

정말 눈물겨운 여정입니다.
어떤 연어는 온 몸에 긁힌 상처가 처절하게 나 있는데도 아랑곳 하지 않고
강 상류를 향해 열심히 몸을 움직여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나중에는 그 연어들이 존경스럽기까지 했습니다.

오직 한 가지 목표를 향해 뒤를 돌아보지 않고 열심히 전진하는 그 연어들처럼
나도 나의 신앙의 여정을 그렇게 갈 수 있기를 기도했던 그 때를 기억하며,
이번 콘서트에서 그 힘찬 연어의 노래를 불렀습니다.

목회를 하는 것이 힘이 든다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닙니다.
나 이외의 다른 사람의 삶을 끊임없이 주시해야 하는 고단함과 안타까움이 힘겨움의 내용입니다.
나 한 사람의 삶도 주체가 불가능한 한 인간이
다른 사람의 경주를 지켜보며 조언과 양육을 한다는 것은,
가히 상상을 초월하는 열심과 분투를 필요로 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못하고 그 길을 갈 수 있는 것은,
자기가 지켜보는 사람들이 어느새 성큼 자라서
그 힘찬 연어들처럼 세상을 거슬러 올라가고 있는 모습을 볼 때의 행복 때문입니다.

고통스러운 병고 속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오히려 정상인들보다 더 큰 기쁨으로
펄펄 뛰며 찬양하는 어떤 여집사님을 보며 그 힘찬 연어를 떠 올렸습니다.극한의 가난 속에서도 선교비를 보태겠다고 자신의 교통비를 털어낸
어떤 여권사님의 갈라진 손등을 보며 그 힘찬 연어들을 생각했습니다.
사기를 당하고 억울한 누명까지 쓰게 된 어떤 장로님의 온화한 용서를 보며
저는 그 힘찬 연어들을 생각합니다.

사업에 망하고도 "목사님, 저 이번에 많이 배웠습니다. 세상의 행복이라는 것은,
언제든지 이렇게 상황과 조건이 바뀌면 없어져 버리는 유한한 것이군요." 하고
오히려 저를 안심시켜 주시는 나의 천국 형제를 보며 저는 그 행복한 연어를 떠 올립니다.

월드컵에서 우리나라에게 진 '토고' 라는 이름 없는 나를 떠 올립니다.
그 가난한 아프리카 선수들을 오히려 걱정해 주는 그런 아름다운 마음들을 보며
저는 그 힘찬 연어를 떠 올립니다.
교회 안에서 어떤 사람들에게 오해를 받고 있으면서 굳이 변명을 하지 않고
"허어" 웃고 있는 어떤 집사님 부부를 보면서 저는 그 힘찬 연어를 생각합니다.

세상은 그런 우리를 바보라 부르고 나약하다 부르고 패배자라 부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 삶이 진짜 승리의 삶인 것을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알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오해의 길을, 나약해 보이는 길을 가는 것입니다.
그것도 그냥 가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 씩씩하게 가는 것입니다.

그 분들을 생각하며 오늘도 행복한 상상을 합니다.
저기 저 목표지점에 먼저 올라가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또 다른 우리 선배 연어들이
우리를 응원하며 "조금만, 조금만, 조금만 더 힘을 내" 라고 외치는 그 음성을 듣습니다.

우리 아버지는 그렇게 우리 형제자매들이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며 가는
그 신앙의 여정을 보며 행복한 미소를 짓고 계실 거에요.

"여러분,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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