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4일 수요일

집으로 가자 (29) 사라지는 것과 영원한 것 - 김성수 목사님



예기치 않게 작은 강아지가 생긴 후로 저는 애완동물 가게에 자주 들릅니다.
그 곳에 가면 또 다른 작은 세상들을 볼 수 있습니다.
사막의 모래 더미 위의 도마뱀들이 사는 세상도 있고,
밀림 속 거북이들의 세상도 있으며, 나무껍질 위의 생쥐들의 세상도 있고,
맑은 바다 속의 금붕어들의 세상도 있습니다.

저는 가끔 그 작은 금붕어의 세상 속을 물끄러미 들여다보곤 합니다.
그 세상 속에는 공기에 의해 움직이는 물레방아도 있고,
수중장비를 잘 갖춘 인간 인형도 있으며, 인조 불가사리와 해초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갈 때마다 그 세상은 바뀌어 있습니다.
어떤 금붕어는 이유없이 죽기도 하고, 어떤 금붕어는 큰 금붕어에게 잡아 먹히기도 하고,
어떤 금붕어는 이름 모를 주인에게 팔려가기도 합니다.
어느 날, 그 가게는 금붕어 section을 모두 철수해 버렸습니다.
제가 기억하고 있는 그 세상들이 단지 기억 속에만 머물 뿐, 모두 사라져 버린 것입니다.

자연은 언제나, 그리고 영원히 그런 것인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우리의 생은 모든 것을 흩어지게 하는 저 자연의 힘에 저항하는 몸부림과 같은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런 면으로 본다면, 살아있다는 것은 버틴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흩어지는 자신을 기어이 다시 모아냄을 의미하지 않을까요?
그게 바로 자연인들의 삶인 것 같습니다.

내가 보았던 금붕어들은 더 이상 내 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내가 만났던 몇 몇의 소중한 사람들 또한 이미 내 곁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남아 있는 그들은 또한 나를 떠날 것입니다.
그리고, 나 또한 남아 있는 이들을 떠나게 되겠지요.

우리가 자연인이었을 때 소멸하는 것들을 헤아리고,
나 또한 소멸한다는 사실을 문득 깨닫는 것은 참으로 고통스러운 경험이었습니다.
자연은 우리의 모태이지만,
허연 기운을 내는 삶의 입김은 나를 깨고 들어오는 자연에 대한 어설픈 저항들이었을 뿐입니다.

물론, 자연인인 인간은 영원할 수 없습니다.
인간의 삶과 인격에 대한 경험은 지극히 유한할 뿐이며,
수 백, 수 천 년이 지나면 언젠가 인간들이 남긴 그 많은 추억과
돌로 새긴 비석 또한 바람에 흩어지고 사라질 뿐입니다.
남들의 기억에서도 멀리 사라지고, 그들을 기억하는 안들 또한 멀리 사라질 뿐입니다.

(시편 90:10)
"우리의 연수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라도,
그 연수의 자랑은 수고와 슬픔 뿐이요, 빠르게 지나가니, 마치 날아가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예수를 믿게 된 사람들은 영원을 삽니다.
그렇다고 그리스도인들의 이 땅에서의 삶이 전혀 무가치한 것은 아닙니다.
그리스도인들이 이 땅에서도 그저 흩어짐을 당하는 허황한 삶을 살아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인생에서 진정으로 남는 것은 무엇일까요?
자연인들이 남긴 모든 것이 인간적인 한계로 인하여 흩어지고 사라진다면,
궁극적으로 남는 것은 무엇일까를 고민해 보면 알게 되겠지요.

성도들은 그들의 삶의 순간들을 '영원한 삶' 으로 살아낼 수가 있습니다.

(시편 119:9)
"젊은이가 어떻게 해야 그 인생을 깨끗하게 살 수 있겠습니까?
주님을 말씀을 지키는 (마음으로 간직하고 보존되어 알게 되는) 길, 그 길뿐입니다."

(요한1서 2:17)
"이 세상도 사라지고, 이 세상의 욕망도 사라지지만,
하나님을 뜻을 행하는 (뜻이 되어지는) 사람은 영원히 남습니다."

우리 성도들은 주님의 말씀을 헤아리고 주님의 말씀을 지키며 순종하며 살도록 되어 있습니다.
성경은 바로 그 삶만이 영원한 삶의 일부가 될 수 있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주님의 말씀 ... 하나님의 뜻 ... 이를 헤아리기가 물론 어렵습니다.
그러나, 시작은 분명합니다.
즉 주님의 말씀, 하나님의 뜻을 헤아리고자 노력하는 것입니다.
이 유한한 삶 속에서 말입니다.

주님의 말씀과 하나님의 뜻을 다 몰라도 좋습니다.
오히려 그 뜻을 삶 가운데서 순간 순간 헤아리고자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그것은 하나의 큰 결실인 것입니다.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안타까움,
그리고 한편으로는 덧없어 보이는 이 삶에 영원을 약속하신 하나님의 말씀,
예수를 알고 가치 있는 삶을 살고자 하는 사람들이 마음과 영혼으로 묵상해야 할 것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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