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27일 일요일

집으로 가자 (44) 하늘과 바람과 별 - 김성수 목사님



제가 사는 곳은 LA 에서 거의 한 시간쯤 떨어진, 아직은 한적한 "마을" 입니다.
엄연히 '산타 클라리타' 라는 이름을 가진 도시이지만, 저는 제가 사는 곳을 늘 "마을" 이라 부릅니다.
그게 왠지 정겹기 때문입니다.
제가 굳이 제가 사는 곳을 "마을" 이라 부르는가 하면,
제가 사는 곳에서는 아직도 하늘의 별들이 쏟아질 것처럼 밤하늘을 지키고 있고,
바로 코 앞에는 비록 황량한 캘리포니아의 산이지만 높은 산이 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한 밤에 창을 열고 내다 보면 하늘의 수많은 별들과 산에서 불어오는 산들 바람이
이내 저를 제가 어려서 자란 우리 할머니 동네로 데려가 주기 때문입니다.
저는 아주 자주 그 하늘을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모두가 잠든 새볔, 새벽기도를 나오기 전에
저는 잠시 그 하늘과 바람과 별을 몸으로 읽으며 행복해 하곤 합니다.

그렇게 인기척이 없는 모두가 잠든 밤에 하늘과 바람과 별을 느껴본 일이 있는 분이라면,
인간이 모두 잠든 깊은 밤중에는,
또 다른 신비로운 세계가 고독과 적막 속에 눈을 뜬다는 것을 알고 계실 것입니다.
그 때는 때 아닌 귀뚜라미가 휠씬 더 맑은 소리로 노래 부르고,
자고 있는 아이들의 숨소리도 확성기 소리처럼 큽니다.
살아있음의 소리, 나뭇가지와 풀들이 자라는 소리, 벌레의 바스락거리는 소리,
그 들릴 듯 말 듯한 온갖 소리들이 일어납니다. 참 신기합니다.
아주 자주, 훤하게 먼동이 터 올라 별들이 해쓱하게 빛을 잃을 때까지 그렇게 있고 싶습니다.

그렇게 조용히 자연을 느끼고 있노라면,
저 먼 만주 땅에서, 죽는 날까지 한 점 부끄러움이 없기를 바라며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하며 별을 노래했던 어떤 시인의 마음과
뤼르봉 산에서 주인님의 딸인 스테파네트와 함께 별을 보며 행복해 했던
도테의 '별' 에 나오는 그 목동의 행복감이 그대로 제 마음 속에 담깁니다.
그 때 바로 그 순간을 글로 쓴다면,
그 알퐁스 도테의 아름다운 소설이 판박이처럼 나올 것 같습니다.
하나님이 창조해 놓으신 것들을 잘 들여다 보면 그렇게 신비롭고 아룸다울 수가 없습니다.

오늘 새볔 저는 히브리서 2장을 설교했습니다.
시편 8편의 그 아름다운 내용을 히브리서 기자가 인용을 해서
우리 이 불가능하고 제한된 인간들이
어떻게 천사까지도 다스리는 만물의 으뜸으로 서게 될 지를 설명해 주는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여호와 우리 주여,
주의 이름이 온 땅에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요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요

주의 손가락으로 지으신 주의 하늘과
주가 베풀어 두신 달과 별을 내가 보오니

사람이 무엇이관대 주께서 저를 생각하시며
인자가 무엇이관대 저를 권고 하시나이까"

제가 그렇게 감탄하고 감격하는 그 모든 창조물들이 저를 위해 지어졌고,
우리의 새 창조가 완성이 되는 날, 저는 그 천지를 다스리는 왕노릇을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냥 보는 것도 아찔할 정도로 아름다운 데, 제가 그 나라를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다스리게 된답니다.
어찌 불가능하고 타락한 '에노시' 인 사람이 그 아름다운 천지만물을 다스리는 자가 될 수 있습니까?

그런데, 하나님께서 그렇게 하신답니다. 아니, 그렇게 하셨습니다.
그 다가 올 세상을 생생하게 떠올리며 그 시편과 히브리서의 말씀을 읽었습니다.
설교를 하면서도 얼마나 감격스러웠는지 모릅니다.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릅니다.

오늘 밤에도 별을 보아야겠습니다.
그러나, 그 별들이 아마 어제의 별들과 다른 느낌으로 보일 것 같습니다.

행복한 날 ...



댓글 없음: